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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허니문스토리

스위스의 맛 뢰스티 [스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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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의 맛이라 할 수 있는 뢰스티를 딱 두 번 맛봤다. 신혼여행 중반 로잔에서 한 번, 마지막 일정이었던 루체른에서 한 번이었다. 다양한 뢰스티를 맛본 것은 아니었지만 각각 느낌이 달라서 더욱 기억에 남는다.

 

로잔에 도착해서 숙소에 들렀다가 간 곳은 올림픽박물관이다. 사실 개인적으로 꼭 가보고 싶었던 명소라서 굳이 로잔을 일정에 포함시킨 것이다. 이왕 로잔에서 하루를 보내게 되었으니 맛집을 찾았고 저녁식사는 뢰스티로 결정했다.

 

선선한 가을 날씨였지만 올림픽박물관을 구석구석 살펴본 뒤 레만 호수를 산책하다보니까 조금 더웠다. 갑자기 배도 고파서 이른 저녁식사를 결정했다. 그렇게 들어간 르 브라써(LES BRASSEURS)’는 딱 좋은 분위기였다. 가볍게 맥주를 마실 수 있는 펍 같으면서도 식사도 가능한 레스토랑 같았기 때문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까 20년 가까이 된 맛집이었다. 본점은 1997년 제네바에서 문을 열었고, 로잔에서는 2000년부터 장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일단 뢰스티 몽타냐르와 스페어 립, 말하자면 돼지갈비를 주문했다. 그리고 갈증을 해결하기 위해 맥주도 빼놓지 않았다. 특히나 브라써맥주양조업자를 의미하는 만큼 직접 제조한 맥주가 유명해서 꼭 맛봐야 했다. 음식이 나오기 전에 맥주를 들이켜서 그런지 밥이 없어서 그런지 뢰스티와 립은 맛있는 안주 같았다. 그래도 뢰스티의 존재감은 분명했다. 잘 익힌 감자전 위에 치즈와 햄 그리고 계란구이가 먹음직스럽게 올려졌다. 밝고 경쾌한 모양새였다.

처음 경험한 뢰스티가 다 그런 모양인 줄 알았다. 익숙하지만 맛있는 뢰스티에 감탄하며 맥주를 들이켰고 로잔의 밤은 깊어졌다. 그때 나눈 대화가 명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로잔에 들러줘서 고맙다는 말을 아내에게 건넸던 것 같다.

 

훌륭한 수제맥주와 뢰스티의 맛에 취해서 나설 때 직원에게 코스터 한 개를 줄 수 있냐고 물었다. 맥주잔에 깔린 코스터는 종이 재질이라 비싸게 보이지 않았지만 그림이 독특해서 끌렸다. 기념으로 한 개 정도면 충분했는데 마음껏 가져가라고 해서 여러 개 챙겨왔다. 지금도 코스터를 쓸 때마다 르 브라써와 수제맥주 그리고 뢰스티 몽타냐르가 떠오른다.

루체른에서 먹은 뢰스티는 흥겨운 맛이었다. 스위스에서 보낸 마지막 밤이었기에 루체른의 명소도 둘러보고 지인 선물도 구입하느라 금방 시간이 흘러갔다. 슈타트켈러 레스토랑에서 820분쯤 주문을 했으니 꽤 늦은 식사였다. 이곳은 처음 계획한 식사 장소가 아닌 플랜B였지만 결과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웠다. 맛있는 소시지 뢰스티와 향긋한 맥주에다가 스위스 민속 공연까지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딱 봐도 관광객으로 보이는 여러 외국인이 가득한 펍 레스토랑이었다. 공연 시간이 되자 스위스 전통의상을 입은 출연진이 요들송을 부르거나 긴 나팔 모양으로 알프스 지방의 민속악기인 알펜호른을 연주하기도 했다. 또 손님이 알펜호른을 체험할 수 있게 하거나 자리에서 일어나 함께 춤추는 순서도 있었다. 그런 들뜬 분위기 속에서 맛본 소시지 뢰스티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커다란 소시지와 진한 소스의 맛이 감자전과 잘 어우러져 흥겨운 맛이었다. 뢰스티 몽타냐르가 친구 같다면, 소시지 뢰스티는 가족 같은 맛에 비유할 수 있겠다.

 

허니문을 마무리하기에 더없이 좋은 맛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인근의 카펠교를 거닐었다. 그동안 누적된 피로가 느껴질 법도 했지만 낭만적인 야경을 즐기며 그저 행복했다. 그때 찍어둔 우리의 모습은 가장 좋아하는 사진이기도 하다. 한 번씩 그 사진을 볼 때면 카펠교 보다 소시지 뢰스티가 더 생각나는 건 왜인지 모르겠다.

 

+ /스허스: SWISS HONEYMOON STORY에서 부분 발췌, 사진/Lab912

 

스허스: SWISS HONEYMOON STORY

1년 뒤에 쓴 스위스 신혼여행기, 스허스(SWISS HONEYMOON STORY). 10일간 취리히-인터라켄-체르마트(마테호른)-로이커바트-로잔-제네바-루체른에 방문했다. 그 과정에서 소소한 스위스 여행정보와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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