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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허니문스토리

빵 이제 그만 먹고 싶다 [스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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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에서 빵을 많이 먹게 될 거라고 충분히 예상했었다. 그래서 한국을 떠나기 전에 마지막까지 한식을 먹었다. 인천국제공항의 평화옥에서 먹었던 해물 된장찌개와 묵은지 갈비찜이 그토록 귀한 음식일 줄은 미처 알지 못했다. 처음에는 기내식으로 나오는 옥수수빵, 바게트, 초코케익, 모닝롤 등 각종 빵을 잘도 먹었다. 맛이 좋았기에!

 

취리히에 도착해서부터 주요 역을 지나칠 때마다 보이던 별의별 샌드위치는 꼭 한 번씩 멈춰 서게 만들었다. 길거리뿐 아니라 버스나 트램, 열차 안에서도 자연스레 샌드위치를 먹는 스위스인의 모습 때문에 더 맛있게 보였는지도 모르겠다.

 

 

현지에서 이틀 정도는 거부감 없이 빵을 먹었다. 둘째 날 스위스 맛집인 홀리카우에서 맛본 두툼한 햄버거와 감자튀김은 정말 최고였다.

 

그 외에 굳이 빵을 사 먹지는 않았지만 외식할 때는 어떤 형태로든 빵이 따라 나왔기 때문에 매일 한 두 번꼴로 먹어야했다. 버리긴 아까우니까. 하지만 점점 입과 속에서 우려했던 거부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저녁 때 숙소에 돌아가면 느끼한 속을 달래야했다. 때문에 하루의 마무리를 위해 한국에서 싸간 간편식이나 컵라면이 거의 필수였다. 특히, 볶음김치가 든 통조림은 소화제나 다름없었다.

 

개인적으로 빵을 싫어하지는 않았지만 많이 즐기는 편도 아니었다. 그런 입맛인데 스위스에서 일주일 넘게 매일같이 빵을 먹었으니 솔직히 질려버렸다.

 

 

마지막 날 한국으로 돌아가는 KLM 항공기에서 기내식으로 먹었던 호밀빵 샌드위치를 꾸역꾸역 밀어 넣기는 했지만 결국 우리는 암스테르담공항(스키폴국제공항)에서 환승할 때 컵라면을 사먹고 말았다. 당연히 배가 고픈 까닭은 아니었다. 느끼한 속을 풀어주려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서 곧바로 서울역으로 이동한 뒤 KTX를 탔다. 그 전에 우리가 한 일은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한식 도시락을 사는 것이었다. 장시간의 비행으로 인한 피로보다 흰밥과 매콤한 두루치기 그리고 낙지볶음을 먹는 행복감이 더 컸던 것 같다.

 

한동안 빵 생각이 전혀 나지 않았지만 시간이 또 흐르면서 엄청 짠 퐁듀에 찍어 먹었던 바게트, 스위스식 맥모닝 그리고 특유의 길거리 샌드위치가 너무나 그립다.

 

 

+ 글/「스허스: SWISS HONEYMOON STORY」에서 부분 발췌, 사진/Lab912

 

http://www.bookk.co.kr/book/view/8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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