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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허니문스토리

협동조합 쿱 마트 [스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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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물가가 높은 편이라서 외식을 하되 숙소에서 직접 요리도 해먹기로 계획을 세웠다. 에어비앤비를 활용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래서 주로 아침 식사를 위한 장을 매일 봐서 숙소에 들어갔다.

 

또 생수를 수시로 구입해서 마셨기 때문에 물 값도 꽤 나갔다. 현지인은 대부분 수돗물을 이용했는데 그들이 마시는 수돗물에는 정체모를 부유물이 있어서 조금 찝찝한 마음에 생수를 사먹었다.

 

우리는 음식을 하거나 컵라면을 끓여 먹을 때도 에비앙 생수를 썼다. 한국에서 에비앙 생수는 괜히 있어 보이는 브랜드 이미지를 갖고 있다. 청정한 알프스 지역의 물을 멀리서 접하는 신비감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가격도 국산 생수보다 몇 배나 더 비쌌다. 그런데 스위스에서 에비앙은 일반적인 생수일 뿐이었다. 특히, 쿱(coop) 마트에서 천 원 정도하는 에비앙 생수를 보고 굉장히 신기했다. 비단 생수뿐 아니라 쿱 마트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먹거리는 다른 소매점보다 조금이라도 가격이 저렴했다. 가령, 에비앙 생수는 같은 크기라도 일반 슈퍼마켓에서는 2배 정도 비쌌다. 쿱 마트의 먹거리는 종류도 다양하고 맛도 훌륭했다.

 

 

자연스레 먹거리를 살 때 쿱이나 미그로스(MIGROS)를 이용했다. 두 업체 모두 스위스의 대표적인 슈퍼마켓이다. 대형 유통망을 갖췄고, 협동조합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특히, 쿱 마트 덕분에 식비를 절약할 수 있었다.

 

협동조합(cooperative)은 동일한 목적을 가진 조합원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단체를 형성하고 필요한 물건이나 재화를 공동 구매, 생산, 판매함으로써 욕구 충족 및 이익을 추구한다. 쿱 마트의 ‘coop’도 협동조합을 나타내는 의미로 널리 쓰인다.

 

 

공식적인 협동조합의 시작은 1800년대 영국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협동조합은 곧 유럽 대륙으로도 퍼져나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일상과 떼놓을 수 없는 문화가 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농협(농업협동조합), 수협(수산업협동조합) 등이 대표적인 협동조합이다. 또 쿱 마트와 유사한 형태로 생활협동조합인 ‘한살림’을 꼽을 수 있다. 전국에 판매점이 있고 주로 국산, 친환경, 유기농 먹거리를 판매하는데 조합원에게는 할인 혜택(조합원 가격)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협동조합을 이용할 때면 가격 혜택도 중요하지만 ‘안전한 먹거리’라는 믿음이 생겨서 좋다. 포장지에 ‘coop’이 새겨져 있는 제품에는 또 다른 특징 있는 표기도 찾을 수 있었는데 ‘BIO’나 ‘FAIRTRADE’가 대표적이다. ‘BIO’는 유기농 식재료로 만든 제품임을 인증하는 마크이며, ‘FAIRTRADE’는 공정무역을 나타내는 표시다. 일단 나 자신을 위해서 좋고, 상품을 제조하거나 판매하는 사람들에게도 정당한 이익이 돌아가는 ‘착한소비’라는 생각에 쿱 마트를 열심히 이용했다.

 

엄격한 채식주의자를 뜻하는 ‘VEGAN’ 마크가 새겨진 쿱의 오렌지주스를 보면서 다양성에 대한 존중도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 바람직한 공동의 가치를 위해 협력하는 것, 그런 협동조합의 가치가 스위스를 넘어서 이 땅에도 널리 퍼지면 좋겠다. 신혼여행에서 이런 교훈을 얻을 줄이야!

 

 

+ 글/「스허스: SWISS HONEYMOON STORY」에서 부분 발췌, 사진/Lab912

 

http://www.bookk.co.kr/book/view/8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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