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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허니문스토리

퐁듀보다 라끌렛 그래도 국밥 [스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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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농업 강국인 스위스의 치즈 맛은 확실히 다르긴 하더라. 스위스에서 네 가지 치즈 맛을 경험했다. 두 가지 뢰스티 스타일로 한번, 호텔 조식에서 한번 그리고 퐁듀와 라끌렛 요리에서 한번씩. 두 가지 뢰스티는 식당마다 스타일이 달랐지만 감자가 주재료인 점은 같았다. 모두 훌륭한 맛이었지만 치즈 고유의 풍미를 느꼈다고 말하기는 어려웠다.

 

서멀호텔에 묵었을 때 먹었던 조식은 으레 그렇듯이 뷔페였다. 빵, 가공육의 종류만 해도 다 맛보기 어려울 정도로 많았다. 치즈도 마찬가지였는데 내가 경험한 뷔페 중에 치즈 종류가 그렇게 많은 것을 처음 봤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치즈의 종류는 피자에 주로 사용되는 모차렐라를 포함한 몇 가지로 한정되지만 괜히 스위스산 치즈를 맛보고 싶었다.

 

이름도 생소한 치즈를 한 조각씩 담아서 맛봤다. 어떤 건 구릿한 냄새, 또 다른 건 너무 짠 맛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결국 괜찮은 맛이라며 먹고 있는 건 역시 평소 알던 그 맛이었다. 비록 선호하지는 않아도 다양한 치즈를 맛본 건 좋은 경험이었다.

 

 

다음 일정상 우리는 퐁듀를 먼저 먹었고 다음으로 라끌렛을 먹었다. 제네바에서 종교개혁박물관과 생 피에르 대성당을 둘러본 뒤 식사를 위해 ‘르 플로르’라는 스위스음식 전문점에서 드디어 퐁듀를 맛봤다. 알프스의 젖소와 나무가 그려진 예쁜 접시와 바게트 빵, 와인이 먼저 나오고 푸드워머 위에 찌개 냄비 같은 퐁듀 전용기가 올려졌다. 거기에는 노란 퐁듀가 꾸덕꾸덕하게 채워져 있었다.

 

 

조금 있으니까 끓기 시작하더니 특유의 냄새를 풍겼다. 허기진 상태라 군침을 삼키며 바게트를 뜯어서 퐁듀에 푹 찍어 입에 넣었다. 생각보다 짰다. 와인 한 모금 마시고 다시 퐁듀를 먹고, 리소토(이탈리아식 볶음밥)로 갔다가 다시 먹어도 퐁듀는 여전히 짰다. 적어도 내 입맛은 아니었다. 그래도 비싼 음식을 최대한 많이 먹어야한다는 생각으로 리소토와 바게트를 곁들여 퐁듀를 줄여나갔는데 점원이 눈치 없이 바게트 바구니를 가득 채워줬다. 정말 고맙지만 빵과 퐁듀는 그만 먹고 싶었다고!

 

 

나름 기대했던 스위스 퐁듀는 거의 절반가량 남긴 채 나왔던 터라 다음으로 계획한 라끌렛 요리를 조금 망설였다. 하지만 루체른에서 다른 대안을 찾지 못했고, 결국 맛집인 ‘리기하우스’에 들어갔다.

 

일단 리기골드 맥주와 미트소스 스파게티 그리고 라끌렛을 주문했다. 라끌렛도 독특한 전용기가 먼저 설치된 다음 치즈 덩어리째 올려졌다. 그리고 열을 가해 녹아내리는 라끌렛 치즈를 덜어서 먹었다. 역시나 바게트와 곁들여 먹었는데 이번에는 성공이었다.

 

고소하고 담백한데 적당히 짭짤한 맛까지 어우러져 정말 맛있었다. 작은 알감자도 라끌렛에 돌돌 말아서 한입에 먹는 매력이 있었다. 피클이랑 단무지 생각이 나긴 했지만 미트소스 스파게티가 그나마 느끼함을 잡아줬다. 퐁듀는 한번쯤 먹어볼만하지만 이미 경험한 입장에서는 차라리 뢰스티나 라끌렛을 더 먹을 테다!

 

 

+ 글/「스허스: SWISS HONEYMOON STORY」에서 부분 발췌, 사진/Lab912

 

http://www.bookk.co.kr/book/view/8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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