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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있는 31년차 스타배우 박중훈의 팬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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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강연회에서 영화배우이자 감독인 박중훈 씨를 만났다.


그가 입장하자 모든 사람들이 놀랐다. 전과 다름없는 외모 때문이었다. 51세. 지천명의 나이가 되었지만 여전히 동안이었다. 특히, 피부가 어찌나 좋던지 부러울 정도였다.


하지만 영화배우 박중훈의 매력은 외모가 전부는 아니었다. 그의 언변도 대단했다. 일반 강연자에 비하면 다소 두서없게 느껴질 수 있으나 오히려 자연스러운 말과 전개는 흡입력이 있었다.


자신의 출연작이나 동료 배우에 대한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의 귀를 솔깃하게 만들었다. 그는 주연작인 <라디오 스타>와 감독 데뷔작 <톱스타>를 비교하는 질문에서 ‘스타’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이야기해줬다. 


1985년 대학교 1학년 때 영화 <깜보>로 데뷔한 박중훈. 이후 영화 40여편과 CF 200여편에 출연했다. 명배우 송강호, 설경구가 형이라 부르는 사내가 바로 박중훈이다. 그가 20~30대에는 (너무나 잘나가서) 몰랐던 기다림 혹은 선택권을 나중에서야 알게 됐다고. 예전과 다른 인기를 실감하며 슬럼프도 겪었지만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도전을 감행했고 그 결과 중 하나가 영화감독 데뷔였다. 남들은 욕심이 과하다는 시선도 있지만 자신의 도전은 계속 될 거라고. 



그는 시종일관 사려 깊고 진솔했으며 당당했다. 과거 ‘스타’였던 사람이 나이 들어서 추하지 않으려면 자신의 위치를 알아야한다고 했다. 2순위 혹은 3순위, 더 밀리더라도 솔직히 인정하되 당당함을 잃지 않을 것.


사실 <투캅스> 세대인 나로서는 비교적 최근 출연작인 <내 깡패 같은 애인(2010)>이나 <체포왕(2011)>에서 실망감을 느낀 게 사실이다. 90년대 <할렐루야(1997)>류의 박중훈 식 코미디 연기는 정말 재미있었다. 그리고 <인정사정 볼 것 없다(1999)>는 한 시대를 마무리하는 의미에서 최고의 영화였다. 하지만 2000년대 박중훈의 영화는 <라디오 스타(2006)>를 제외하고 딱히 기억에 남는 게 없다.


2011년 <영화판> 출연 이후 딱히 눈에 띄는 활동이 없는 측면에서 스스로 슬럼프임을 인정했다. 하지만 그의 표정이나 말에서는 전혀 우울감이나 무기력함을 풍기지 않았다. 오히려 다시 복귀할 때를 알고 있는 듯 여유가 느껴졌다. 그런 모습이 참 좋았다.


사회 비판 및 참여에 대한 깊이 있는 생각도 놀라웠고 마음에 들었다! 여러모로 영화배우 박중훈을 달리 봤던 시간이었다. 용산고 시절 동기가 허재였다거나 배우를 하지 않았다면 옷장사를 했을 것이라는 소소한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라이브로 '비와 당신'을 들을 수 있어서 기뻤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투캅스> 신작에 관한 소식이었다. 잘하면 투캅스와 강철중이 만날 수도 있었다는 엄청난 내용! 더 자세한 이야기는 남기지 않기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어쨌든 영화배우 박중훈에게 한명의 팬이 더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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