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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진남자 프로젝트

아버지와 함께 국일성 양장피 [먹진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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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아버지와 단 둘이서 식사할 기회가 많았다. 그럴 때면 보통 반주를 곁들이는데 아버지는 꼭 도수가 높은 소주를 마신다. 덕분에 덩달아 주량이 늘어난 듯하다.

가능한 기름진 음식을 피하는 아버지를 생각해서 해물 요리이면서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중식당을 이용했다. 창원맛집 국일성에 갔다. 예전에 같은 자리에서 아버지와 라조기와 소주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 이날은 양장피만 시켜서 먹었다. 생각 같아서는 국일성의 대표 음식이라고 할 수 있는 간짜장이나 짬뽕도 먹고 싶었지만 참았다. 양장피만으로도 양과 값이 상당하기 때문. 나름 고급 요리다.

 

돌이켜보면 중식을 먹었던 경험을 통틀어 양장피만 주문한 적은 처음이었다. 배도 채우고 안주 삼기에 딱 좋은 음식이 양장피 아닐까. 전분피에 다양한 해산물과 채소, 고기류도 섞어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전분피를 해파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지만 아니다.

양장피는 취향에 따라 처음부터 버무려 먹어도 좋고 따로 좋아하는 것만 먹어도 좋다. 모든 식재료를 조화롭게 만들어주는 겨자소스가 특히나 중요하다. 톡 쏘며 코를 뻥 뚫리게 만드는 느낌이 독특한데다 삼삼한 양장피의 맛을 더욱 다채롭게 살려준다. 다른 음식과 함께가 아닌 양장피의 풍미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어서 색다른 경험이었다.

 

양장피의 화사한 때깔도 보는 맛을 더해주는데 봄의 느낌이라고나 할까? 한 번에 겨자소스를 왕창 쏟는 것보다 각자의 입맛에 따라 조금씩 앞 접시에 덜어먹길 권한다. 잘못 먹으면 눈물 쏟게 될 것이다. 모처럼 아버지와 맛있는 요리를 먹으며 술잔을 기울였다.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게 되고 예전에는 그토록 싫었던 술이 점점 달게 느껴졌다. 국일성 양장피 때문이리라. 쑥스러워서 그런 건 아니고. 아버지 모시고 또 한잔해야지.

 

/사진=먹진남자 lab912@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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