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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진남자 프로젝트

다소니.엘에서 그녀를 만난다면 :: 창원 중앙동 브런치 카페 [먹진남자 윤거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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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과 맞선의 간단한 차이점이 있다.

 

지인의 주선으로 이성을 만난다면 소개팅, ‘어른’이 중신을 들면 맞선이 되는 것이다.

 

‘선 보다’라는 말은 미리(앞서) 사위, 며느리, 신랑, 신부가 될 사람을 알아보는데서 유래한다. 말이 용모와 행실을 알아보는 것이지 실상 초점이 ‘조건’에 맞춰지는데서 선 볼일 없노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시간은 흘렀고 차라리 선 보는 게 낫겠다는 지경에 이르렀다.

 

일단 소개팅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가설과 오랜 경험에 입각했을 때 '여자는 자신보다 예쁜 여자를 소개시켜 주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항상 실패했던 것은 아니지만 때때로 큰 후유증에 시달린 터라 이제는 기대감이 사라진 게 사실.

 

또 한 가지의 이유가 있다. 분명 초면인 상대가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 동병상련. 그리고 예습을 먼저 해서겠지. 첫 대면의 어색함은 정말이지 난감하다. 대개 그 분위기를 깨야하는 역할은 남자가 맡아서 더 싫다. 소모적인 탐색 과정없이 본론으로 들어가는 점도 효율적이다. 크게 어울리지 않을 상대라면 이미 검증 단계에서 엇갈렸을 테니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어차피 만남은, 사랑은 우연 혹은 타이밍에 기반을 둔 것인데 다를 게 뭐 있나 싶다.

 

 

 

 

솔직히 상대의 조건보다는 나의 처지를 이해해줄 사람을 만나고 싶은 바람이 크다. 비록 현재는 부족하지만 일단 만나주면 우리의 멋진 미래를 들려줄 수 있는데.

 

어느 조용한 오후. 다소니.엘에서 그녀를 만났다.

 

내가 좋아하는 아이스 카페라떼를 선택할 때부터 호감이 갔다. 정작 담백하게 보이고 싶었던 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주문했지만.

 

자꾸 미소가 지어져 얼음을 빙빙 돌리는 척 고개를 숙였다. 유난히 창밖 풍경이 환하게 느껴졌다. 왠지 우리의 미래 같았다.

 

 

 

글/동영상. 먹진남자 윤거일

 

 

 

 

위 글은 소설과 수필의 경계에 있습니다. 그녀가 잠시 자리를 비운사이 제멋대로 생각해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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