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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진남자 프로젝트

부산해운대 한우맛집 우봉에서 비 내리는 날 차돌샤브전골 정식 [먹진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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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이지만 계속 비가 와서 몸이 이상하다. 습해서 덥고, 에어컨이나 선풍기 바람을 쐬면 또 춥고 참 애매하다. 이런 시기에 면역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체질에 따라서 다를 수도 있지만 보통은 몸을 보해주는 따뜻한 음식이 좋다. 가령, 국물을 먹을 수 있는 전골요리처럼 말이다.

부산해운대 한우맛집인 우봉은 아주 적절한 선택이었다. 점심시간을 조금 앞당겨서 방문했다. 덕분에 자리 여유가 있었는데 곧 대기하는 손님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점심특선으로 이용할 수 있는 차돌샤브전골 정식을 주문했다. 기본적으로 우봉은 소고기구이 전문점이다. 그런데 이 전골요리도 유명하다. 1인에 17,000원이며, 고기 추가는 15,000원으로 1인분도 가능했다.

차돌샤브전골이 신기했던 게 기본 반찬과 양념장이 깔리고 채소를 담은 나무채반이 나왔는데 그게 전골냄비 역할을 한 것이다. 알고 보니까 종이호일 안에 철판이 깔려있고 식탁 아래로는 인덕션이 설치되어 있어서 가열할 수 있는 구조였다. 그래도 종이호일 안에서 보글보글 끓는 음식을 보면서 안 뜯어지는 게 계속 신기했다.

입구 쪽 원산지 표시판에서 김치 고춧가루(중국산)와 된장찌개 콩 두부(미국산) 빼고는 소고기와 쌀, 김치 배추는 모두 국내산이어서 김치 빼고 모든 음식을 잘 먹었다. 차돌박이도 어찌나 맛있던지, 그야말로 입에서 살살 녹았다. 개인적으로는 돈이 조금 더 들어도 질 좋은 한우를 취급하는 음식점이 좋다.

표고버섯, 숙주나물, 청경채 그리고 대추에 육수를 끓여서 깊은 국물 맛과 함께 몸이 건강해지는 기분도 느낄 수 있었다. 마침 비가 많이 내려서 따뜻한 국물을 마시니까 몸에 생기가 도는 듯했다. 면역력을 높이는데 체온이 중요하다. 그리고 비도 와서 습하고 고기집이라서 환기 및 실내온도 때문에 좀 추울 수도 있겠다. 전골을 먹어도 땀도 안 나고 춥지도 않고 개인적으로 딱 좋았다.

육수에 살짝 익힌 차돌박이를 달걀 노른자에 찍은 다음에 칠리소스까지 찍어 먹으면 환상적인 맛이다. 손놀림에 수고한 만큼 배가되는 맛.

열심히 먹다보니까 차돌박이 접시를 다 비웠다. 평소라면 육식에 너무 집중하지 않는 편이라 우동사리와 죽으로 넘어갔을 텐데 이번에는 차돌박이가 너무 맛있었다. 그래서 1인분만 추가해서 먹었다. 추가 금액이 조금 붙어도 아깝지 않은 맛이었다.

식탁 측면에 있는 인덕션 버튼을 활용해서 편하게 익히고 식히고.

다음은 우동사리를 넣어서 먹었는데 역시 맛있었다. 그냥 김치는 중국산 고춧가루 때문에 안 먹었지만 백김치가 우동과 잘 어울려서 괜찮았다. 마무리는 죽으로! 밥과 죽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데 역시 죽이 좋다. 정말 든든하게 잘 먹었다.

그제야 식당 내부를 둘러보니 주방과 연결된 개방 공간(계산대 옆!)에서 고기를 썰고 있는 모습도 눈에 들어왔다. 진정한 오픈키친 같았는데 당당함이 느껴져서 신뢰감이 생겼다. 보나마나 우봉의 소고기구이도 맛있겠지만 알차고 건강한 느낌의 차돌샤브전골을 또 먹고 싶다. 이런..비 올 때마다 생각나면 어떡하지?

 

/사진/동영상=먹진남자 lab912@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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