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으로 희게 비치는 달, 은월(銀月).
떠올려보면 참 멋진 풍경이다.
이 은월을 이름으로 삼은 만년필이 있다. 전설의 국산 명품 만년필 브랜드 미코(MIKO)의 ‘작품’이다.
사실 만년필을 잘 알지는 못해서 찾아봤다.
미코는 마이크로의 자회사 격으로 만년필을 주로 생산했다고 한다. 마이크로는 학창시절 한 번씩 써봤던 샤프 등 필기구를 전문적으로 만들었던 기업이다. 지금은 예전의 마이크로와 미코 모두 사라졌다고 한다. 시대의 변화가 만든 결과이다.
어쩌면 그래서 더욱 이 만년필이 특별한 가치를 갖는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신제품은 물론이고 중고도 구하기 어려운 희소성 때문이다. 수집가 사이에서는 고난이도 수집품 중에서도 상급이라고 한다. 물론 우리나라에 단 몇 개만 남아있는 그런 건 아니고. 흔한 만년필은 아니라는 의미다.
소장하고 있는 미코의 은월은 1996년에 제조되었으니 거의 골동품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아까워서 쓰지는 못하고 한 번씩 꺼내본다. 나중에 새해목표라든지 중요한 글을 쓸 때 한 번씩 사용하려고 생각 중이다.
처음 은월 만년필을 접했을 때 무학 문양과 한자로 은월을 새긴 주머니(파우치)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고전미를 물씬 풍겼는데 목함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목함을 열었을 때 찬란하게 빛나는 만년필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사실 사람으로 치면 온몸에 문신한 누군가 같았다.
MIKO. 미코하면 미스코리아가 떠오르는 난 옛날사람인가. 얼핏 일본 브랜드 같기도 하지만 엄연한 한국 브랜드.
평소 만년필이라고 하면 몽블랑의 그것을 표준으로 생각했던지라 은월은 파격적인 외형이었다. 온몸에 십장생을 휘감고 있으니 말이다.
금색과 은색을 배합해서 촉도 엄청 고급스럽다.
참고로 은월은 두 가지 버전으로 제조됐다고 한다. 은색과 금색으로 말이다. 그래서 엄밀히 말하면 이 만년필은 ‘금월’이지만 제품명은 분명 은월이다. 은색 은월도 직접 보고 싶다.
내 인생 첫 만년필인 미코의 은월. 소중하게 사용하고 또 간직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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