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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마닐라의 마지막 밤에 스친 두 남자 이야기 그는 술집 직원으로 다른 건물 화장실까지 나를 안내해줬다. 내 나이를 먼저 물어봐서 나도 질문. 18세란다. 미성년자가 술집 일을? 지난해 결혼했단다. 아, 어른이네. 그는 호텔까지 태워준 운전사였다 늦은 저녁으로 빵 먹다가 그랩 잡고 왔단다. 그때가 밤 11시였나? 퇴근은 4시간 뒤쯤, 하루 15시간 운전한다고 했다. 아이 넷 모두 학생이라 열심히 일해야 한단다. 와중에 첫째가 필리핀 명문 데라살대학에 다닌다며 뿌듯해하더라. 그러나 가장의 고단함이 진하게 느껴졌다 그들에게 마지막으로 건넨 말은 “You are strong.” 달리 할 수 있는 표현이 없었다. 나 역시 어떤 의미를 위해 더 강해지려 한다. 더보기
진짜 어른, 존경하는 할아버지 출근하면서 연구실 근처 카페에 들렀다. 마감의 압박 때문에 커피 한잔 사들고 빨리 자리를 옮기려고 했으나 우연한 만남. 여든 살을 앞둔 그 할아버지는 의 애독자이시다. 동네에서 마주칠 때마다 칭찬을 해주신다. 무엇보다 내 책의 구체적인 어떤 내용을 잘 봤다고 콕 집어 이야기해주시는 몇 안 되는 분이다. 연로하지만 웬만한 청년보다 생각이 젊은 할아버지. 백석 시인과 법정 스님을 논하고 데카르트도 언급하는 독서가. 대화를 마무리하며 두 가지를 권하셨다. 시민단체를 후원할 것, 좋은 신문을 볼 것. 약자의 편에 서고 정의를 추구하라는 의미라고 하셨다. 요즘은 나이 들면 성인 혹은 노인이지 다 어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어른에 가장 가까운 할아버지. 당신께서 그랬던 것처럼 인생 후배에게 혜안, 즉..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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