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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턴 그리고 스타트업(창업) & 시니어 재취업 이야기 / 스포일러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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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고 기다리던 영화 <인턴>을 방금 보고 왔다.

 

로버트 드 니로와 앤 해서웨이의 조합도 기대가 컸지만 내용적으로 청년 창업, 시니어 재취업이라는 주제가 흥미로웠다.

 

일단 스포일러가 다분히 포함된 글임을 밝혀둔다!

 

 

“창업 1년 반 만에 직원 220명의 성공신화를 이룬 줄스(앤 해서웨이). TPO(시간, 장소, 상황)에 맞는 패션센스, 업무를 위해 사무실에서도 끊임없는 체력관리, 야근하는 직원 챙겨주고, 고객을 위해 박스포장까지 직접 하는 열정적인 30세 여성 CEO! 한편, 수십 년 직장생활에서 비롯된 노하우와 나이만큼 풍부한 인생경험이 무기인 만능 70세의 벤(로버트 드 니로)을 인턴으로 채용하게 되는데..”

- 네이버 영화 소개 중

 

 

후반부 ‘노는 남편’에서 비롯된 뻔한 결말로 흐른 점이 아쉽긴 하다. 초반에 벤의 노련함이 빛나는 사건을 볼 때마다 (실상 초현실적이라) 흐뭇했는데 말이다. 아예 영화스럽게 ‘베테랑’ 벤의 활약을 더 많이 늘였으면 어땠을까 생각해본다.

 

나는 줄스가 마지막 CEO 후보를 만나고 나왔을 때 그 후보자를 칭찬하면서 “내가 고용한 CEO는 당신이에요!”라고 말해주길 기대했었다. 칭찬의 내용이 꼭 벤을 말하는 것 같았고 그는 전 회사에서 부사장까지 했던 경력이 있으니까. 물론 동화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스타트업(창업) 이야기

 

한편, 미국의 창업 문화에 관한 생각도 할 수 있었다. (딸의 나이를 참고했을 때) 20대 중반에 아줌마가 된 줄스는 ‘우연히 주방에서’ 창업 아이템을 떠올렸고 28세에 ‘ABOUT THE FIT’을 설립한다. 1년 반 만에 직원 220명의 성공신화를 이룬 것은 분명 대단하지만 스타트업 당시 20여명의 직원과 시작했다는 내용을 고려해야 한다. 초기 창업부터 20여명의 인력이라니! 이미 규모가 다른 출발이다. 그게 가능한 까닭은 투자자의 존재 때문일 것이다.

 

극중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투자자는 줄스의 성공신화를 돕기도 했지만 CEO 교체의 압박을 가하는 ‘천사와 악마’의 얼굴을 동시에 갖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엔젤 투자, 크라우드 펀딩, 벤처캐피탈 등 다양한 형태의 창업투자가 최근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미국의 그것에 비할 바는 아닌듯하다. 

 

 

시니어 재취업 이야기

 

노련하면서도 인자한 벤을 통해 들여다 본 시니어 재취업은 나중에서야 공감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일단 그는 중산층 이상의 재력과 여유가 있는 인물이다. 멋진 자택이나 다채로운 비즈니스 수트와 넥타이 컬렉션(심지어 거치대가 회전하는!)은 아쉬울 게 없어보였다. 그런 벤에게 인턴직은 ‘구멍난 삶을 채우기 위한’ 여가 정도로 느껴졌다. 즉 먹고 살기 위해 인턴, 아르바이트, 계약직, 비정규직에 매달려야 하는 우리네 처지와 거리가 먼 것이다.

 

또 벤과 같은 ‘멋진’ 70세가 얼마나 있을지 의문스럽다. 벤의 입사동기인 할머니 인턴은 무척 사실적이었다. 영화에서 그려지듯이 사회 공헌이라는 미명 하에 어설픈 시니어 고용은 그들을 더욱 비참하게 만들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많은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나는 <인턴>을 통해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얻길 기대했다. 그런 기대감 때문에 영화의 결말 못지않게 아쉬움을 느꼈는데...

 

어쩌겠는가. 영화는 영화지.

 

 

몇 가지 후기

 

- 너무 인자한 표정을 남발하는 로버트 드 니로가 조금은 부담스러웠다. 그래도 강하거나 악한 인상이 강했던 그의 다른 모습이 좋았다. 또 행거치프나 손수건의 중요성을 다시금 확신하게 만들었다(그것은 빌려주기 위해 존재한다!).

 

- 하이힐을 신으면 그렇게 되는 건가? 앤 해서웨이의 꼿꼿한 자세와 당당한 걸음걸이가 상당히 멋져보였다. CEO의 모습을 강조한 거겠지. 아님 메릴 스트립에게 배웠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가 떠오르면서 그녀의 달라진 패션센스에 웃음이)

 

- 앤 해서웨이를 보면 줄리아 로버츠가 떠오른다. 그녀의 웃는 모습만 봐도 기분이 좋아진다. 그나저나 극중 남편 문제는 해결했지만 어머니와의 관계가 더 심각한 문제인 듯.

 

- 벤의 여자친구(피오나)로 등장하는 배우가 낯익다고 생각했는데 <리썰 웨폰>의 르네 루소였군(그녀는 섹시한 여형사였다). <토르> 시리즈에 나왔을 때도 못 알아봤는데 <인턴> 엔딩 크레딧에 로버트 드 니로, 앤 해서웨이 다음으로 이름을 올려서 누군가 했지.

 

- 오웬 윌슨 주연의 <인턴십>이라는 영화도 같이 보면 재밌다. 

 

- 결말 장면에 대한 주관적인 해석. 벤은 구멍 난 삶을 채웠다. 오히려 넘치는 부분이 있었기에 비우고자 했다. 과도한 업무량 못지않게 다른 사람의 일에 깊이 관여함으로써 본인이 내뱉었던 대사를 곱씹지 않았을까. “Too much!” 참고로 당일 조퇴하는 인턴의 용기는 함부로 따라하면 큰일 남!

 

 

 

 


인턴 (2015)

The Intern 
8.5
감독
낸시 마이어스
출연
앤 해서웨이, 로버트 드 니로, 르네 루소, 냇 울프, 애덤 드바인
정보
코미디 | 미국 | 121 분 | 2015-09-24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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