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윈저 17년산 온더락 잔 세트를 구입했다.

윈저 17.

국내에서 대중적이고 무난한 스카치(스코틀랜드) 위스키 중 하나인 윈저.

사실 윈저 17 자체를 원해서 산 건 아니다. 설 연휴 막판에 운 좋게 만난 결과다. 명절 때마다 위스키는 할인가나 특별 패키지로 판매가 이뤄진다. 비슷한 값이면 전용잔을 주는 쪽이 끌리기 마련이다.

윈저 17과 온더락 잔 2개 세트는 39,000원대에 구입했다. 거의 4만원인데 일반 대형마트 물가로 보면 괜찮은 가격이다. 윈저 12 세트는 더 저렴한 가격이었는데 구성품이 하이볼 잔이라서 구입하지 않았다.

나도 비싼 위스키 중에 맛있는게 많은 것 정도는 안다. 그런데 위스키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이 소비의 목적은 위스키 잔이었다. 물론 윈저 전용잔이 엄청 마음에 들어서는 아니었지만 의외로 마음에 드는 위스키 잔을 찾기 어려웠다. 그래서 겨우 마음에 드는 모양과 재질의 위스키 잔을 따로 온라인 주문한 상황에서 명절 연휴가 끝나기 전 적당한 가격의 위스키를 구입하려고 갔는데 이쪽으로 끌린 것이다. 만약 윈저 17 잔 세트를 먼저 구입했다면 위스키 잔을 따로 사지 않았을 것이다. 현재 온더락 잔이 갑자기 6개가 됐다.

그렇다고 윈저 17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발렌타인 21년산, 30년산을 맛보고 점점 더 높은 쪽만 바라보다가 글렌리벳 12를 맛봤을 때 충격 받았다. 내 입에는 너무나 훌륭한 맛이었기 때문이다. 그때는 지금보다 가격이 더 저렴했다. 어쨌거나 대개는 비쌀수록 위스키가 맛있지만 저렴하다고 맛 없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

윈저 17처럼 과일향? 산뜻하고 부드러운 위스키 맛을 선호한다. 불호인 맛은 스모키한 위스키.

소주부터 다양한 주종을 즐기는 입장에서 비싼 가격의 위스키를 즐기는 이유가 있다. 일단 나이가 들수록 술이 빨리 취한다(내 기준). 소화 기능도 떨어지고. 밤에 글 쓰거나 작업할 때 적적함을 캔맥주가 달래줬는데 속이 별로다. 당연히 소주는 일할 때 도움이 안 된다. 안주 없이 가볍게 한 잔 할 수 있는 위스키가 답이라는 생각.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면 꼭 위스키 마시는 사람이 있어서 허세라고 생각했는데 아마도 나와 비슷한 이유가 아닐까.
위스키를 좋아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특별한 맛이다. 나는 미식가가 아니라서 보통 이상의 위스키 맛이면 만족한다. 금빛 위스키, 각진 얼음과 잔이 만들어내는 시각적인 모습이 매력있다. 결정적으로 초콜렛 한조각을 먼저 입에 넣고 위스키를 마셨을 때 달콤함은 짜릿하다. 요즘은 나이 때문에...건강관리하느라 좋아하는 초콜릿과 달콤한 먹거리를 멀리하는 중이다. 그래서 위스키 안주로 곁들이는 초콜릿 한 조각이 몇배나 더 달콤하게 느껴질 수 있다. 내겐 그것만으로도 위스키에 돈 쓸 이유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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