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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뷰티 - 동아시아 전통 인테리어 장식과 미 (박선희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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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에 일본을 다녀왔다. 벚꽃 날리는 3월이었지만 꽤 쌀쌀한 날씨였다. 지인의 집에서 머물렀는데 밤에는 너무 추워서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다다미 바닥의 냉기를 실감하며 따뜻한 우리집 안방이 어찌나 그립던지. 한국식 온돌만으로도 일본의 그것에 비해 훨씬 낫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동아시아 전통 인테리어 장식과 미』를 통해 각 나라의 주거환경과 건축구조가 단순히 더 좋고 나쁘고를 평가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한국의 ‘반가 한옥’과 중국의 ‘사합원’, 일본의 ‘서원조’를 설명하고 비교한다. 그 과정에서 삼국의 문화와 정서를 이해하게 된다.

 

중국의 사합원(四合院)은 ㅁ자 모양의 주거 형식으로 반개방적 구획이 특징이다. 사합원의 중심에 안뜰인 중정을 두고 네 건물이 주변을 둘러싸는데 여기서 중정은 개인의 소우주로 여겨지며 중국의 세계관인 중화사상을 나타낸다.

 

일본의 서원조(書院造)는 친자연성과 관조의 개념을 중요시 한 주거 형식이다. 주거 공간의 독특한 구획과 다다미, 쇼지 설비 등이 대표적인 특징이다. 사무라이로 상징되는 일본의 무가 사회부터 자리잡았기 때문에 특색을 여실히 반영한다. 가령, 무사의 격식과 위엄을 과시하는 공간구성이나 위험 요소를 줄이기 위해 장식 요소로써 병풍을 잘 사용하지 않았던 점이 있다. 

 

 

 

 

지리나 기후에 따른 영향도 주거 형식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중국은 드넓은 대륙에서 이민족의 침략이나 혹독한 추위를 견디기 위해 폐쇄적이며 밀집된 형태가 발전한 것이다(한∙중∙일 중 중국만 입식 문화가 형성된 이유도 연결된다). 일본은 섬나라 특유의 기후가 있는데 여름에는 습하고 덥기 때문에 다다미가 나오게 되었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한옥은 온돌과 마루가 대표적인 특징이다. 책에서 다룬 반가 한옥이라 함은 조선시대 양반 사대부가 거주했던 곳을 말한다. 사실 사합원과 서원조도 당시 부유하고 권력을 가진 소위 상류층이 주도했던 주거 형식이다. 시대적으로 대중성과 조금 거리가 있고 저자도 자료조사에 어려움을 겪었을 정도로 접하기 쉽지 않은 옛 주거 문화를 살펴보는 의미는 무엇일까?

 

단순히 과거의 건축 양식이나 장식물이 아니라 뿌리깊은 각국의 문화적 특성과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삼국이 같은 듯 다르고, 다른 듯 같다고 말한다. 동아시아라는 지정학적 위치와 공유하는 종교가 유사하다면 반가 한옥의 인간미, 사합원의 조형미, 서원조의 표현미에서 특색을 달리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또 다른 아시아의 美를 보여준 책 덕분에 아직 경험이 없는 중국에 가서 사합원을 보고 싶어졌다. 그래도 여전히 한옥이 좋을테지만.

 

 

 

글/사진=윤거일 소장

 

 


동아시아 전통 인테리어 장식과 미

저자
박선희 지음
출판사
서해문집 | 2014-07-25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아시아의 미’는 역사적으로 오랜 기간 공유한 문명 자산에 근거...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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