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연한 가을이다. 드디어.

특별히 애정하는 계절인 까닭도 있지만 무더위로 힘들었기에 더 반갑다. 요즘은 그냥 걷기만 해도 기분이 좋다.

사실 최근 심신이 지치고 힘들었다. 외롭고 의욕도 없고 그랬는데 백현진이라는 아저씨가 내게 위로를 줬다. 먼저 그의 음악이 그랬다. 지난해 발매한 '서울식'을 알게 되어 몇 곡을 듣다가 바로 음반(CD)을 구입했다.

백현진의 음악 세계를 잘 알고 다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낮 사이드(Daytime)'는 정말 좋다. 음성과 가창이 끌리지는 않지만 가사와 연주가 너무 멋지다. 더하여 인물에 대한 흥미가 높다.

그가 그린 앨범 자켓도 내 취향.

밤 사이드(Nighttime)는 너무 가라앉는 느낌이라서 즐겨 듣지는 않는다. 하지만 언젠가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백현진이라는 인물이 새삼 궁금해졌다.

가수, 화가, 배우. 다재다능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인물이 백현진이다. 개인적으로 처음 접한 계기는 영화 <경주>였다. 박해일과 독대한 자리에서 역정내는 교수였던 배우 박현진이 참 인상적이었다. 배우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특유의 연기 때문. 이후 다양한 극에서 더 자주 볼 수 있었다.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에서 이병헌 친구로 나올 때는 동일 인물인지 못 알아봤다. 최근에는 시트콤 <직장인들>의 망가진 중년 '백 후장님'을 통해 친근감이 든다.

사실 그의 음악에 관심이 생긴 계기도 <직장인들> 때문이다. 극중에서 백현진의 공연 장면이 잠시 나오는데 곡은 '숲길'이었다. "사려니 숲길을 따라~" 그 짧은 노래에 꽂혀서 노래 제목을 찾고 앨범까지 발견했다. 가장 좋아하는 곡은 '숲길'과 '모과'. 알고 보니까 영화 <변산>의 '방백'에서 '백'을 맡고 있는 게 그였다('방'은 방준석). OST의 여러 곡 중에서 '정말'을 즐겨 들었는데 백현진이 참여한 곡이어서 놀라웠다.

화가 백현진의 감성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음반이라서 소장용으로 굳이 구입했다.

그의 미적 감성을 모두 공감하는 것은 아니지만 마음에 든다.

숲길, 모과 그리고 빛23을 집중적으로 듣고 있다. 음악의 힘은 실로 놀랍다. 위로 받았기 때문이다. 고마운 마음도 담아서 음반 구입. '모과'의 가사를 빌려쓰면 "다 필요 없고 바다와 너만 있으면~" 가을 타는 아저씨들에게 특히나 추천하고 싶은 위안의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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